5/1 · 약수와 배수 더 깊이

약수와 배수는 '수의 모양'을 보는 눈이에요

교과서는 보통 "12를 나누어떨어지게 하는 수를 12의 약수라고 합니다"라는 약속으로 시작해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 문장만 외우면 왜 이런 걸 따지는지는 보이지 않아요.

이 노트에서는 약속보다 먼저 사람들이 원래 무엇을 궁금해했는지에서 출발해요. 사탕을 나누고, 막대를 재고, 징검다리를 뛰다 보면 약수와 배수가 저절로 나타나요. 그다음에 이 생각이 분수, 시계, 달력, 그리고 인터넷 암호까지 어떻게 이어지는지 따라가 봐요.

처음이라 어렵게 느껴지면 기본 버전부터 보세요. 쿠키 나눠 주기로 한 걸음씩 가요.

  1. Q112개는 잘 나뉘는데, 13개는 왜 안 나뉠까?
  2. Q2약수는 원래 '재는 자'였어요
  3. Q3배수는 같은 걸음으로 뛰는 징검다리
  4. Q4약수와 배수는 한 사실의 두 이름
  5. Q5더는 쪼갤 수 없는 수, 소수
  6. Q6두 수가 함께 쓰는 자: 공약수
  7. Q7두 수가 다시 만나는 곳: 공배수
  8. Q8그래서 이걸 왜 배울까?
  9. Q9이 생각은 어디까지 자랄까?
Q1 · 묶기

12개는 잘 나뉘는데, 13개는 왜 안 나뉠까?

사탕 12개를 친구들에게 남김없이, 똑같이 나눠 준다고 해 봐요. 2명이면 6개씩, 3명이면 4개씩, 4명이면 3개씩, 6명이면 2개씩… 12는 참 잘 나뉘어요.

그런데 사탕이 13개라면? 2명, 3명, 4명, 5명, 6명… 누구와 나눠도 꼭 하나씩 남아요. 13개를 똑같이 나누는 방법은 "혼자 다 먹기"나 "13명이 1개씩"뿐이에요.

똑같은 '개수'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요? 사탕을 줄 맞춰 늘어놓아 보면 이유가 보여요. 똑같이 나눈다는 건, 사탕을 빈틈없는 직사각형으로 늘어놓는 것과 같아요. 줄 하나가 친구 한 명의 몫이에요.

12

사탕 개수를 바꿔 가며 여러 수를 넣어 보세요. 몇 가지가 눈에 띌 거예요.

① 직사각형의 변 길이가 곧 약수

12개로 만들 수 있는 직사각형은 1×12, 2×6, 3×4 세 가지예요. 여기 나온 변의 길이 1, 2, 3, 4, 6, 12가 바로 12의 약수예요. 약수란 "그 수를 빈틈없는 직사각형으로 늘어놓을 때 한 변이 될 수 있는 수"예요.

② 약수는 꼭 짝을 지어 나와요

직사각형에는 가로와 세로가 있으니, 약수는 언제나 둘씩 짝으로 나와요. 2가 약수면 그 짝 6도 약수예요. 그래서 약수를 찾을 때는 작은 쪽만 찾으면 큰 쪽은 저절로 나와요.

③ 정사각형이 되는 수는 약수가 홀수 개

9, 16, 25, 36처럼 정사각형으로 늘어놓을 수 있는 수는 3×3처럼 자기 자신과 짝인 약수가 하나 있어요. 그래서 약수의 개수가 홀수예요. 16을 넣어 보세요.

④ 한 줄밖에 안 되는 수

13, 17, 23처럼 아무리 해도 한 줄로밖에 못 늘어놓는 수가 있어요. 이런 수는 1과 자기 자신 말고는 약수가 없어요. 이 수들이 Q5의 주인공 소수예요.

여기까지 한 줄 정리

"나누어떨어진다"는 말은 계산 규칙이기 전에 모양의 이야기예요. 어떤 수가 빈틈없는 직사각형으로 늘어놓아진다면, 그 직사각형의 변 길이가 그 수의 약수예요. 1은 언제나 약수(한 줄로 늘어놓기)이고, 자기 자신도 언제나 약수(한 줄에 전부)예요.

Q2 · 재기

약수는 원래 '재는 자'였어요

약수와 배수를 처음 깊이 정리한 사람들은 고대 그리스 수학자들이에요. 약 2300년 전 유클리드가 쓴 책 『원론』 7권에는 이런 뜻의 문장이 나와요.

"작은 수가 큰 수를 남김없이 잴 수 있으면,
작은 수는 큰 수의 일부(약수)이다."

그 시절 사람들에게 수는 막대의 길이였어요. 그래서 약수는 "이 막대를 끝까지 딱 맞게 잴 수 있는 자"라는 뜻이었지요. 12칸짜리 막대를 여러 길이의 자로 재어 보세요.

3칸 자는 딱 4번에 끝나요. 5칸 자는 2번 재고 2칸이 남아요. 남는 게 없는 자만 약수예요. 우리가 쓰는 나눗셈 "12 ÷ 5 = 2 … 2"는 바로 이 '재고 남은 것'을 숫자로 적은 거예요. 나머지가 0이면 나누어떨어진다고 하지요.

이름에 담긴 뜻

약수(約數)의 '약(約)'은 "묶다, 줄이다"라는 뜻이에요. 큰 수를 똑같은 묶음으로 묶어 줄여 주는 수라는 말이지요. 배수(倍數)의 '배(倍)'는 "곱절"이라는 뜻이에요. 2배, 3배 할 때의 그 '배'예요. 이름 자체가 "묶기"와 "곱절로 늘리기"를 말하고 있어요.

Q3 · 뛰기

배수는 같은 걸음으로 뛰는 징검다리

이번엔 방향을 거꾸로 해 봐요. 3칸 자를 하나, 둘, 셋… 계속 이어 붙이면 어디어디에 닿을까요? 0에서 출발해 3칸씩 뛰는 개구리를 떠올려 보세요.

… 끝없이 계속

개구리가 밟는 돌 3, 6, 9, 12, 15, 18, 21, 24, … 가 3의 배수예요.

배수는 "같은 크기의 걸음으로 뛰었을 때 밟는 자리"예요. 3을 1번, 2번, 3번, … 더한(곱한) 수들이지요. 여기서 약수와 아주 다른 점이 하나 드러나요.

약수는 끝이 있어요

12를 재는 자는 12보다 길 수 없어요. 그래서 약수는 정해진 개수만큼만 있고, 모두 그 수보다 작거나 같아요.

배수는 끝이 없어요

개구리는 영원히 뛸 수 있어요. 그래서 배수는 끝없이 많고, 모두 그 수보다 크거나 같아요.

배수를 100칸 수 배열판에 칠해 보면 규칙적인 무늬가 생겨요. 2의 배수는 세로줄, 5의 배수는 두 줄 기둥, 9의 배수는 비스듬한 대각선, 11의 배수는 반대 대각선이 돼요. 수를 바꿔 가며 무늬를 비교해 보세요.

배수는 '되풀이'의 수

같은 일이 일정한 간격으로 되풀이될 때 배수가 나타나요. 3일마다 물 주기, 7일마다 돌아오는 월요일,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그 날짜들은 모두 간격의 배수 자리에 있어요. 약수가 "쪼개기·나누기"의 수라면, 배수는 "쌓기·되풀이"의 수예요.

Q4 · 같은 사실, 두 이름

약수와 배수는 한 사실의 두 이름

"3은 12의 약수"와 "12는 3의 배수". 두 문장은 따로 외울 것이 아니라 똑같은 사실이에요. 사실은 딱 하나, 3 × 4 = 12 이거예요.

3 12 4번 뛰면 닿아요 → 12는 3의 배수 딱 4번에 잴 수 있어요 → 3은 12의 약수 3 × 4 = 12

작은 수 쪽에 서서 큰 수를 바라보면 "나는 너를 잴 수 있어(약수)", 큰 수 쪽에 서서 작은 수를 바라보면 "나는 너를 쌓아서 만들어졌어(배수)". 어느 쪽에 서 있느냐만 다를 뿐이에요.

그래서 어떤 수의 약수를 찾는 일은 "곱해서 이 수가 되는 두 수"를 찾는 일과 같아요. 곱셈구구를 거꾸로 읽는 셈이지요. 약수와 배수는 새로운 계산이 아니라, 이미 아는 곱셈을 다른 방향에서 보는 법이에요.

Q5 · 수의 원자

더는 쪼갤 수 없는 수, 소수

Q1에서 13은 한 줄로밖에 못 늘어놓았지요. 이렇게 1과 자기 자신만 약수로 가진 수(1은 빼고)를 소수라고 해요. 2, 3, 5, 7, 11, 13, 17, 19, 23, 29, …가 소수예요. (0.5 같은 소수와는 이름만 같고 다른 말이에요. 0.5는 '작은 수'라는 뜻의 소수(小數), 여기의 소수는 '바탕이 되는 수'라는 뜻의 소수(素數)예요.)

소수가 중요한 이유는 모든 수가 소수의 곱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에요. 레고 작품을 끝까지 분해하면 기본 블록만 남듯이, 수를 곱셈으로 끝까지 쪼개면 소수만 남아요. 놀라운 점은 어떤 순서로 쪼개도 남는 조각이 똑같다는 거예요.

2 × 6으로 시작 12 2 6 2 3 3 × 4로 시작 12 3 4 2 2

보라색 동그라미가 더는 쪼갤 수 없는 조각(소수)이에요. 어느 쪽으로 시작해도 남는 조각은 둘 다 2, 2, 3 → 12 = 2 × 2 × 3

이걸 알면 약수가 왜 그렇게 생겼는지가 한눈에 보여요. 12의 약수는 12의 조각 2, 2, 3 가운데 몇 개를 골라 곱한 것들이에요. 2를 0개·1개·2개 고르고, 3을 0개·1개 고르는 경우를 표로 그려 보면 이렇게 돼요.

3을 0개3을 1개
2를 0개안 고름133
2를 1개222 × 36
2를 2개2 × 242 × 2 × 312

3줄 × 2칸 = 6칸. 그래서 12의 약수는 정확히 6개예요. 빠뜨리거나 더 있을 수가 없어요.

왜 1은 소수가 아닐까?

먼저 "쪼개는 방법은 딱 하나"가 무슨 뜻인지 볼까요? 위의 쪼개기 나무에서 12를 2 × 6으로 시작해도, 3 × 4로 시작해도 끝에는 언제나 2, 2, 3이 남았어요. 순서만 다를 뿐(2 × 3 × 2도 같은 꾸러미예요) 들어 있는 조각은 똑같아요.

그래서 2, 2, 3은 12만 가진 조각 꾸러미예요. 사람마다 지문이 하나씩 있듯이, 1보다 큰 수는 저마다 딱 하나의 조각 꾸러미를 가져요. 18은 2, 3, 3이고 20은 2, 2, 5예요. 꾸러미를 보면 어떤 수인지 바로 알 수 있어요.

그런데 1도 조각이라고 치면 어떻게 될까요? 1은 곱해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투명한 조각이에요(12 × 1 = 12). 아래 버튼으로 12의 꾸러미에 1을 붙여 보세요.

1을 붙일수록 값은 계속 12인데 꾸러미는 [2, 2, 3], [2, 2, 3, 1], [2, 2, 3, 1, 1], …로 끝없이 달라져요. 이제 "12는 어떤 조각 몇 개로 되어 있니?"라고 물으면 3개라고도, 4개라고도, 100개라고도 할 수 있어요. 지문이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 거예요. 이게 "쪼개는 방법이 딱 하나"라는 성질이 깨진다는 뜻이에요.

그게 왜 곤란할까요? 바로 위의 표처럼 12의 약수가 몇 개인지 세려면 "2를 몇 개, 3을 몇 개 고를까"를 따져요. 그런데 1도 조각이면 "1을 몇 개 고를까"까지 따져야 해서, 같은 약수를 끝없이 여러 번 세게 돼요. 두 수의 같은 조각으로 최대공약수를 찾을 때도 1이 끼어들면 셈이 엉켜요.

그래서 수학자들은 "소수는 1보다 큰 수 중에서 1과 자기 자신만 약수로 가진 수"라고 약속했어요. 1을 빼면 모든 수의 조각 꾸러미가 딱 하나로 정해지고, 약수 세기, 최대공약수, 최소공배수가 모두 깔끔하게 돼요. 약속에도 이유가 있는 거예요.

※ 소수와 '소인수분해'는 중학교 1학년에서 정식으로 배워요. 5학년에서 미리 그림으로 느껴 두면 중학교 내용이 새롭지 않게 느껴져요.

Q6 · 공약수와 최대공약수

두 수가 함께 쓰는 자: 공약수

이제 수가 두 개가 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봐요. 가로 18칸, 세로 12칸짜리 바닥에 정사각형 타일을 빈틈없이, 자르지 않고 깔고 싶어요. 타일 한 변을 몇 칸으로 하면 될까요?

타일 한 변은 가로 18도 남김없이 재고, 세로 12도 남김없이 재야 해요. 즉 18의 약수이면서 12의 약수여야 해요. 이런 수를 공약수(함께 가진 약수)라고 해요.

1, 2, 3, 6칸 타일은 딱 맞고, 나머지는 어딘가 남아요. 18과 12의 공약수는 1, 2, 3, 6이에요. 이 중 가장 큰 6이 최대공약수예요. 타일을 가장 적게(6장) 쓰는 방법이지요.

그리고 신기한 점: 공약수 1, 2, 3, 6은 모두 최대공약수 6의 약수예요. 6칸 타일을 쪼개면 3칸, 2칸, 1칸 타일이 되니까 당연하지요. 최대공약수 하나만 알면 공약수는 전부 알 수 있어요.

2300년 된 최대공약수 찾기: 정사각형 잘라 내기

유클리드는 최대공약수를 찾는 멋진 방법도 남겼어요. 직사각형에서 가장 큰 정사각형을 계속 잘라 내는 거예요. 마지막에 딱 맞게 끝나는 정사각형의 크기가 최대공약수예요. 이 방법은 지금도 컴퓨터가 쓰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계산 방법 가운데 하나예요.

왜 이게 될까요? 18×12에서 12×12 정사각형을 잘라 내도, 남은 6×12 조각을 딱 맞게 덮는 타일은 원래 바닥도 딱 맞게 덮어요(12×12 부분은 그 타일로 당연히 덮이니까요). 그러니 큰 문제를 점점 작은 문제로 바꿔도 답이 그대로예요. 끝까지 가면 정사각형 하나만 남고, 그게 답이에요. 27과 12, 35와 21도 넣어 보세요.

Q7 · 공배수와 최소공배수

두 수가 다시 만나는 곳: 공배수

4칸씩 뛰는 토끼와 6칸씩 뛰는 캥거루가 0에서 같이 출발해요. 둘이 같은 돌을 밟는 곳은 어디일까요? 둘 다의 배수인 자리, 즉 공배수예요.

토끼(4씩)와 캥거루(6씩)는 12, 24, 36, …에서 만나요. 처음 만나는 12가 최소공배수예요.

아래 배열판에서 두 수를 골라 보세요. 두 색이 겹친 칸이 공배수예요.

첫째 수의 배수 둘째 수의 배수 둘 다 (공배수)

몇 가지를 해 보면 규칙이 보여요.

공배수는 최소공배수의 배수

4와 6이 처음 만나는 곳이 12라면, 그다음부터는 12마다 다시 만나요(24, 36, 48…). 둘 다 '처음 상태'로 돌아왔으니 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거예요.

그냥 곱하면 늦게 만날 때가 있어요

4 × 6 = 24도 공배수지만 처음 만나는 곳은 아니에요. 4와 6이 둘 다 2를 조각으로 가지고 있어서 그만큼 일찍 만나요. 3과 5처럼 같은 조각이 없으면 곱한 15에서 처음 만나요.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의 비밀 관계

4와 6의 최대공약수는 2, 최소공배수는 12예요. 그런데 2 × 12 = 24 = 4 × 6! 18과 12도 해 볼까요? 최대공약수 6, 최소공배수 36, 6 × 36 = 216 = 18 × 12. 두 수의 곱은 언제나 "최대공약수 × 최소공배수"와 같아요. 겹치는 조각을 한 번만 세느냐 두 번 세느냐의 차이라서 그래요.

Q8 · 쓰임

그래서 이걸 왜 배울까?

약수와 배수는 "시험에 나와서"가 아니라, 나누기와 되풀이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필요해서 생겨났어요. 크게 다섯 갈래로 쓰여요.

① 분수를 다루는 힘 (5학년 바로 다음 단원!)

약수와 배수를 5학년에 배우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바로 다음에 나오는 약분과 통분 때문이에요.

약분: 12/18를 최대공약수 6으로 묶기 통분: 1/4 + 1/6을 최소공배수 12칸으로 맞추기

약분 = 큰 묶음(최대공약수)으로 다시 묶어 간단하게. 통분 = 두 분수가 함께 쓸 수 있는 칸 수(공배수)로 맞추기.

12/18에서 6칸씩 묶으면 3묶음 중 2묶음이니 2/3예요. 양이 바뀐 게 아니라 묶는 단위만 바뀐 거예요. 1/4과 1/6은 칸 크기가 달라서 바로 더할 수 없어요. 4로도 6으로도 나누어지는 12칸으로 다시 자르면 3칸 + 2칸 = 5/12가 돼요. 약수를 모르면 약분을, 배수를 모르면 통분을 할 수 없어요.

② 공평하게 나누기와 빈틈없이 채우기

사과 24개와 귤 36개를 똑같이 담아 최대한 많은 봉지를 만들려면? 봉지 수는 24와 36의 공약수여야 하고, 가장 많은 봉지는 최대공약수 12봉지예요. 타일 깔기, 상자 쌓기, 모둠 나누기, 행사 좌석 배치처럼 "남김없이 똑같이"가 필요한 곳에는 언제나 약수가 있어요.

③ 시계와 달력은 약수가 많은 수로 만들어졌어요

60은 100보다 작은데 약수는 더 많아요.

1시간은 왜 100분이 아니라 60분일까요? 약 4000년 전 메소포타미아(바빌로니아) 사람들이 60을 기준으로 수를 셌고, 그 방식이 지금의 시간과 각도(360°)에 남아 있어요. 60은 2, 3, 4, 5, 6, 10, 12, 15, 20, 30으로 모두 나누어떨어져요. 그래서 1시간을 반(30분), 3등분(20분), 4등분(15분), 6등분(10분)해도 깔끔해요. 100분이었다면 3등분이 33.333…분이 되었을 거예요. 하루 24시간, 1년 12달, 연필 1다스 12자루도 모두 약수가 많아 나누기 편한 수예요.

④ 되풀이되는 것들이 언제 겹칠까

톱니바퀴의 이가 언제 처음 자리로 돌아오는지, 4분마다 오는 버스와 6분마다 오는 버스가 언제 같이 오는지, 신호등 두 개가 언제 동시에 바뀌는지는 모두 최소공배수 문제예요.

자연 속 이야기: 13년, 17년 매미

북아메리카에는 땅속에서 13년이나 17년을 지낸 뒤 한꺼번에 나오는 매미가 있어요. 과학자들이 내놓은 설명 가운데 하나는 이래요. 천적이 2년, 3년, 4년, 6년마다 많아진다고 해 봐요. 매미가 12년마다 나오면 2, 3, 4, 6 모두의 배수라서 나올 때마다 천적과 마주쳐요. 하지만 13이나 17처럼 소수 주기면 공배수가 아주 멀리 있어서 천적과 겹치는 일이 드물어요. 약수가 적은 수가 오히려 살아남는 데 유리했을 수 있다는 거예요.

⑤ 인터넷 암호

두 소수를 곱하기는 쉬워요(13 × 17 = 221). 하지만 221을 보고 "어떤 두 소수의 곱일까?"를 알아내기는 훨씬 어려워요. 수가 수백 자리로 커지면 가장 빠른 컴퓨터로도 너무 오래 걸려요. 인터넷 쇼핑이나 은행에서 쓰는 암호 가운데에는 바로 이 "곱하기는 쉽고 쪼개기는 어렵다"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 있어요. 사탕 늘어놓기에서 시작한 생각이 여러분의 비밀번호를 지키고 있는 셈이에요.

Q9 · 확장 지도

이 생각은 어디까지 자랄까?

약수와 배수의 뿌리는 결국 하나예요. "큰 것을 곱셈으로 쪼개 보면 구조가 보인다." 이 생각이 학년을 따라 이렇게 자라요.

  1. 초5

    약수와 배수

    묶기(약수)와 뛰기(배수), 공약수·공배수. 이 노트의 Q1~Q7.

  2. 초5

    약분과 통분, 분수의 덧셈·뺄셈

    최대공약수로 약분하고, 최소공배수로 통분해요. 분모가 다른 분수를 더하는 힘이 여기서 생겨요.

  3. 초5·6

    분수의 곱셈·나눗셈, 비와 비율

    계산 중간에 약분하면 수가 작아져 실수가 줄어요. 비를 "가장 간단한 자연수의 비"로 나타낼 때도 최대공약수를 써요.

  4. 중1

    소수와 소인수분해

    Q5의 쪼개기 나무가 정식으로 나와요. 최대공약수는 "겹치는 조각만", 최소공배수는 "모든 조각을 한 번씩" 곱해서 구하게 돼요.

  5. 중3

    제곱근 간단히 하기, 인수분해

    √12 = 2√3 처럼 수 속의 정사각형 조각(2×2)을 꺼내요. x² + 5x + 6 = (x + 2)(x + 3) 처럼 식도 곱으로 쪼개요. 수에서 하던 일을 식에서 하는 거예요.

  6. 고등

    다항식의 나눗셈, 나머지 정리

    "나누어떨어진다", "나머지"라는 생각이 식으로 넓어져요. 식에도 약수(인수)와 배수가 있어요.

  7. 그 너머

    정수론과 암호, 컴퓨터

    소수의 성질을 깊이 연구하는 수학(정수론)은 암호, 오류를 찾아 고치는 코드(바코드·QR코드의 확인 숫자) 같은 곳에 쓰여요.

덤: 피타고라스 학파가 좋아한 '완전수'

자기 자신을 뺀 약수를 모두 더하면 자기 자신이 되는 수가 있어요. 6의 약수 1, 2, 3을 더하면 6! 28도 1 + 2 + 4 + 7 + 14 = 28이에요. 옛사람들은 이런 수를 '완전수'라 부르며 신비롭게 여겼어요. 다음 완전수는 496이에요. 약수는 수마다 가진 성격을 보여 주는 지문 같은 거예요.

마무리

한 장으로 다시 보기

약수 = 그 수를 빈틈없는 직사각형으로 늘어놓을 때의 변, 남김없이 재는 자
배수 = 같은 걸음으로 뛰었을 때 밟는 자리, 끝없이 되풀이
두 말은 3 × 4 = 12 라는 한 사실을 양쪽에서 본 것
소수 = 한 줄로밖에 못 늘어놓는 수, 모든 수를 만드는 기본 블록
공약수 = 두 수를 함께 재는 자 → 약분, 공평한 나누기
공배수 = 두 걸음이 다시 만나는 곳 → 통분, 되풀이가 겹치는 때

다음에 어떤 수를 보면 "이 수는 어떤 직사각형이 될까?", "어떤 걸음들이 여기서 만날까?" 하고 떠올려 보세요. 그게 수의 모양을 보는 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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